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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킹메이커, 선거판을 조종하는 숨은 실력자

by 영화박살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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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대와 김운범의 첫 만남 

선거 전략가 서창대는 동네 약방선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기다리던 서창대는 어느날 길거리에서 유세중인 김운범을 마주칩니다. 김운범은 여러차례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이었고, 그런 그를 본 서창대는 연설과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반하게 됩니다. 김운범에게 편지를 보내고, 찾아가기까지 하지만 이름없는 그는 김운범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늦은 밤 사무실로 돌아온 김운범은 보좌관들과 선거 전략을 짜기 시작하고, 불쑥 나타난 서창대가 그렇게 순진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나섭니다. 선거는 가치추구가 아닌 현실이라며 이기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김운범 사무실에서 쫓겨나던 서창대는 세상바뀌는 꼴좀 보자며 소리치고, 김운범은 서창대가 보냈던 편지를 기억해냅니다. 서창대는 편지에 담겨있던 애기똥풀에 대해 설명합니다. 애기똥풀은 독초인데, 독을 치료하는데도 사용된다 하며 자신을 중용할 것을 권합니다. 김운범은 서창대의 도움으로 2선에 성공하지만 선거에 대한 방식과 생각에 차이가 있어 서창대와 더 이상 함께 하지 않습니다. 

김운범의 위기, 다시 나타난 서창대

한편, 박기수 대통령은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선거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대통령 자신은 김운범의 특별함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료 정치인을 위해 5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를 하기도 하는 열정과 능력, 정치적으로도 사상적으로도 남달랐던 김운범은 눈엣가시였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은 2선의원 김운범의 지역구인 목포에 내려가 회의를 하는 등 힘을 쓰고, 김운범은 위기에 빠집니다. 결국 서창대에게 다시 도움을 요처안 김운범. 하지만 여전히 두 사람의 선거전략에 대한 가치관은 차이가 있습니다. 김운범은 어쨌든 대의를 위해 서창대의 방식을 따르게 됩니다. 김운범 사무실의 동료들을 설득해야 하는 서창대. 동료들에게 김운범이라는 무기로 우리가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돈봉투가 오가는 불법선거판에서 깨끗하게만 승부해서는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적벽대전의 제갈량처럼

여당인 공화당과 똑같이 돈봉투를 뿌리기엔 예산이 턱도 없이 부족한 김운범 선거사무소. 서창대는 이미 뿌려진 여당의 봉투를 회수하는 작전을 개시합니다. 신민당 의원들이 공화당으로 위장하여 아까 드린 돈을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 민심은 싸늘해집니다. 그 틈을 타 회수했던 돈과 선물들을 다시 신민당의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기이한 작전을 실행합니다. 서창대의 작전은 좋았지만 곧 합동 연설장에서 공화당의 공격이 들어옵니다. 연설중 뇌물을 뿌린 더러운 신민당이라며 공격하는 공화당 후보의 발언에 김운범은 궁지에 몰립니다. 마침내 김운범의 연설 차례가 오고, 김운범은 대뜸 상대 후보에게 사과를 합니다. 김운범은 신민당의 이름으로 익명의 누군가가 자기돈으로 물건을 직접 사서 시민들에게 나눠줬음을 암시하며, 그 부분에 대해 감사를 표현합니다. 박수가 터져나오고 상황은 반전됩니다. 김운범은 위기를 넘기고 결국 목포시 국회의원의 자리를 지키게 됩니다. 

태양이 빛날수록 그림자는 짙어지고

승승장구 하는 김운범의 뒤에 서창대라는 그림자가 있다는 사실을 상대진영에서도 알게 됩니다. 어느날 서창대에게 박대통령의 사람이 찾아오고 거액을 제시하며, 더 이상 그림자로 살지말고 자신들과 일하자고 제안하지만 단번에 거절합니다. 점점 거물이 되어가는 김운범은 서창대와 함께 여의도로 가게됩니다. 차기 대권주자 경선 제의를 받게된 된 김운범. 보좌진들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반대하지만, 서창대는 계속 피하기만 하면 이길 수 없다며 경선에 출마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피말리는 물밑 작전들이 오가고 김운범은 대선 후보에 당선됩니다. 서창대와 함께 더 큰 대의를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하지만, 계속되는 서창대의 깨끗하지 못한 방식으로 오해가 점점 쌓여갑니다. 결국 김운범은 서창대를 점점 멀리하게 되고, 김운범 후보의 미국방문중 서창대의 작전으로 의심되는 동교동 폭발테러사건이 발생하며 두 사람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집니다. 

한편, 야당 대권후보 김운범은 점점 대세가 되며 정권교체를 목전에 두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청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현수막들이 전국에 붙기 시작하고, 심지어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출신지역을 따지는 등 지역감정을 점점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신민당 사람들은 이 모든 일에서 행방이 묘연했던 서창대의 흔적을 느낍니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며 다시 한번 능력을 입증한 서창대는 상대편과 함께 정치를 해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 공천을 거부하고 정계를 떠납니다. 

김운범과 서창대의 이야기를 다룬 킹메이커는 김대중 전대통령과 그의 조력자 엄창록의 실화로 알려져있습니다. 지역감정 조장 이후로 다시는 서로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이지만, 엄창록은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김대중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역사를 바꿀만큼 유능했던 엄창록과 시대의 영웅 김대중 대통령. 결국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1997년 첫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그 자리에 엄창록은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의 시작과 끝은 매번 큰 역사의 흐름을 바꿨습니다. 엄창록의 부재와 그 능력을 김대중 대통령의 반대편에서 발휘해 버리는 바람에 역사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권교체에 성공했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 지속되지 못한 것은 두 사람의 신념에 너무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신념을 지켜가며 이루어낸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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