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 이탈리아, 여름
17세 소년 엘리오는 가족 별장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수영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며 여름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엘리오 앞에 어느날 올리버라는 청년이 나타납니다. 24세 청년 올리버는 엘리오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6주간 가족별장에서 함께 머무르게 됩니다. 당당하고 건장한 모습의 올리버를 처음 본 순간 부터 엘리오는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느낍니다.
불편함의 정체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방을 내어주고, 동네밖으로 함께 자전거를 타고나가 시내를 안내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리를 두는 듯한 올리버가 조금은 못마땅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엘리오의 기타연주를 듣고있던 올리버가 노래를 더 듣고 싶다 청합니다. 엘리오는 피아노방으로 가서 올리버에게 바흐의 곡을 연주해 줍니다. 이때 엘리오는 자신이 올리버에게 느끼고 있던 불편함이 연애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올리버가 자신을 싫어할까봐 매사에 신경쓰였고, 그렇지 않다는 것에 안도합니다.
뜻밖의 연애감정, "저는 그런 말 할 용기는 없을거예요."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 나간 어느날, 엘리오는 용기내서 올리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밀공간인 한 호숫가로 올리버를 데리고 갑니다. 두 사람은 가볍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용기를 더 내지는 못합니다.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식사를 하던중 엘리오는 코피를 흘리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를 따라간 올리버는 곁에서 엘리오를 진정 시켜주며 그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피하는 올리버, 애타는 엘리오
하지만 그 날 이후로 올리버는 엘리오를 은근히 피해다닙니다. 하루종일 올리버만 기다린 엘리오는 애가 타고, 속상한 마음에 자신을 좋아하는 마르치아와 데이트를 합니다. 마르치아와 좋은 시간을 보낸 엘리오지만, 오히려 올리버를 향한 마음을 다시 깨달을 뿐입니다. 올리버가 자신을 싫어할까봐 노심초사 하던 엘리오는 다시 올리버에게 애증의 메세지를 남깁니다. 조심스러워 하던 올리버도 결국 "철 좀 들어, 자정에 보자" 라는 답장을 줍니다. 다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행복함을 느끼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을 나눕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뜨거운 밤을 보낸 두 사람이지만, 올리버는 혹시나 엘리오가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엘리오는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을 뿐입니다.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가고, 처음부터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한편, 엘리오의 부모님은 이러한 일들을 모두 눈치채고 있었고, 올리버가 떠나기 전 두 사람에게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할 것 같다며 여행을 보냅니다. 단 둘이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은 잊지못할 시간을 보내고, 올리버를 담담히 떠나보낸 기차역에서 엘리오는 결국 무너져내립니다.
Call me by your name
시간이 지나 어느 겨울날. 올리버에게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은 엘리오는 올리버로부터 곧 결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던 엘리오지만, 뜨거웠던 첫 사랑의 기억은 여전히 엘리오의 온몸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소중히 간직해오던 마음은 산산히 조각나고, 영원한 이별을 통보해온 것과 다름없는 올리오의 연락은 엘리오의 마음을 찢어놓습니다. 또 한번 실연의 아픔을 겪게 된 엘리오는 주저앉아서 불에 타는 장작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기적같은 첫 사랑 이야기
이 영화는 엘리오의 첫 사랑 이야기입니다. 처음 사랑을 느끼고, 며칠밤을 뒤척이다가 결국 그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만함. 행복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며 마음이 익어가던 뜨거운 여름날의 풍경. 행복의 절정에서의 이별, 그 후의 또 한번의 완전한 이별. 너무나 가혹하기도 하고 아름답게 빛나기도 하는 엘리오의 17살의 여정은 많은 관객들 각자의 추억도 소환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엘리오의 불안한 눈빛과 여유로운 이탈리아의 여름, 무더위 속에 나른한 일상의 장면들은 관객들의 추억에 새로운 덧칠을 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한 동안은 빠져나오기 힘든 완벽히 아름다운 첫 사랑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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